인도 비하르주 부다가야
오늘 아침,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는 게룩파 (승가)대학 졸업식과 지난 4년 간 졸업한 게세들에게 게세 하람빠(박사) 학위를 수여식에 초청을 받으셨습니다. 남인도 학문의 중심지인 간덴 사원, 데붕 사원, 세라 사원의 주지들이 깔라차크라 법회장 정문에서 성하를 맞이하며 단상까지 안내를 했습니다. 성하의 우측에는 간덴 티 린포체께서, 좌측에는 장쩨 최제 린포체께서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부처님께 예경하는 게송으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석가모니께 예경합니다.
자비와 방편으로 석가족에 태어나
마군을 물리치고 자유를 얻으신
당신의 몸은 장엄한 황금산과 같습니다.
이 행사의 진행을 맡은 게세 뚤구 텐진 세랍(Geshé Tulku Tenzin Sherab)은 성하와 내빈들과 외부 인사들을 단상으로 모셨습니다. 진행자는 1959년에 있은 맹공격으로 티베트 불교의 전통의 상당 부분 파괴되었지만 성하의 가피력 덕분에 많은 티베트인들이 인도에 올 수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인도로 온 승려들은 박사두아(Buxaduar) 정착지에서 성하와 성하의 두 스승 지도하에 게세 하람 시험을 치렀습니다. 한편, 3대 사원의 승려들은 학문의 전통을 계승해 나갔습니다. 이 모두를 영도하고, 분발하도록 격려한 성하께 입은 은혜에 보답하기가 어렵다고 선언했습니다.
1970년에는 절차와 규정을 정하는 대표들과 시험 감독관들로 구성된 게룩파 시험 위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천 명이 넘는 게세들이 배출되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법을 전하고 있습니다.
간덴 티 린포체께서 인사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게룩파 승가 대학 졸업식과 학위 수여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이 자리에 불법의 수호자이신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 함께하셨습니다. 오늘 졸업하는 분들은 철저하게 공부하고 논리적 사고와 토론을 수학하여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 결과, 하람빠 학위를 받았습니다. 쫑카파 대사께서 조언하셨듯이, 우리는 공부하고 사유하여 배운 바를 수행과 통합해야 합니다.
“게세 학위를 취득한 뒤에는 규또 밀교 사원 또는 규메 밀교 사원에 입학해서 구햐사마자의 네 가지 주석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쫑카파 대사때부터 지속된 전통입니다. 이번에 학위를 받은 게세들이 암기해야 할 경전들이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구햐사마자의 주석서를 암기해서 구전해야 합니다. 이 점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전대 쎌콩 첸샵 린포체께서 강조하셨듯이, 이 전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달라이 라마 성하와 다른 종파의 지도자들께서도 장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묀람 첸모(Mönlam Chenmo), 즉, 대기원 기도가 끝나는 날입니다.” 라고 성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 모두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들입니다. 기도나 의식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의식을 활용해서 보리심을 개발하고 공성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나는 불교 승려로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리심과 공성에 대해 사유합니다. 그래서 나의 하루는 이러한 원칙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은 자신과 타인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고, 깨달음의 잔치에 모든 중생을 귀한 손님으로 청하는 것입니다.”
“나는 또한 보리심과 공성에 대한 견해를 통합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부정적인 감정과 왜곡된 개념을 극복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부정적 감정과 왜곡된 개념이라 할지라도 그것들은 무지를 근간에 두고 있으며 그 근간이 견고하지 않습니다. 한편, 보리심과 공성은 이보다 더 강력하며, 논리와 이성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쫑카파 대사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초기엔 다양하게 많이 들으려고 했다.
그리고 모든 가르침을 받아 사유했다.
궁극엔 주야로 정진했다.
그리고 불법이 융성하기를 바라며 회향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다 많이 배우고 익힐수록 더 많은 통찰을 얻고 또 경험이 깊어질 것입니다. 불법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입니다. 『입보리행론』에도 서술되어 있듯이 익숙해지면 수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공성에 익숙할수록 우리의 무지는 줄어 듭니다.”
“나는 매일 보리심과 공성을 마음에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 점이 미치는 영향을 봅니다. 본존 관상 수행도 중요하지만 보리심을 개발하고 공성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는 여러분도 이렇게 실천하기를 권하고, 또 이 수행법이 여러분 마음을 편안하게 하리라고 확신을 합니다. 보리심과 공성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듭니다. 보리심과 공성이 없이 본존 관상을 하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게세 하람빠 학위를 받는 오늘, 불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놀라운 일임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티베트 고유의 전통입니다. 다른 불교 국가에도 수행 정진을 하는 수행자들이 많지만 우리처럼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내 경우에도, 아주 어릴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일전에도 말했듯이 내가 세 살쯤 되었을 때 꿈뿜 사원을 방문했고 그때 동자승들이 ‘옴 아라빠짜나 디’를 낭송하면서 절을 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나는 무척 그들을 따라하고 싶었습니다. 때가 되자 나는 공식적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 중앙 티베트로 왔습니다. 학문에는 일반적인 논리와 체계, 정신과 인식, 논리와 이성에 대한 연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토론법이었습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세계의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당면한 환경 문제를 불안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문수보살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의 지성을 강화시켜 줄 것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게 다입니다.”
진행자는 300명여 명의 게세 졸업생들이 단상에서 간덴 티 린포체로부터 학위증을 받을 것이라고 고지했습니다. 게세들은 단상에 올라서며 목에 흰색 카닥을 둘렀습니다. 학위증을 받은 게세들은 단상에서 내려가기 전에 성하께 예를 갖췄습니다.
지난 4년간 졸업을 한 게세들이 성하와 사진을 찍기 위해 모였습니다.
성하께서는 이 자리에 참석한 게세들에게 거듭 당부의 말씀을 하고자 한다고 하셨습니다.
“쫑카파 대사께서는 우리가 듣고 읽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실제로 이해하기 위해 4가지 추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무엇과 관련하여 ‘이것은 입자인가?’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또는 ‘이것은 입자가 아닌가?’, ‘이것은 입자이면서 입자가 아니기도 한 것인가?’, ‘아니면 입자도 아니면서 입자가 아니기도 한 것인가?’를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토론을 통해 탐구하고 테스트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르침에 대해 확신을 얻는 방법입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공부한 내용의 의미를 주야로 성찰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혀 갑니다. 이런 특별한 접근 방식은 날란다 전통에 속합니다. 산트락시타 스님과 다른 인도-티베트 학자들은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사유하고 이를 자신들의 경험과 통합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배우고 사유하고 수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르침의 이면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고전 주석서의 단어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단어의 의미하는 것을 살아 있는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게세 학위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이제 배운 것을 실천하면서 타인의 모범이 될 것을 당부합니다. 배운 것을 익히고, 사유하고, 명상을 하면서 마음과 통합할 수 있습니다.”
“그제 일본에 강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반야심경>을 독송하는 불교 국가입니다. 세상 어디서든 재난이 발생하면 우리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연민심을 느껴야 합니다. 오늘은 일본인들, 특히 지진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위해 <반야심경>을 독송하겠습니다.”
전 대중은 성하의 말씀대로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사자의 얼굴을 한 불모의 만트라도 함께 독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