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까르나따까주 바이라쿠뻬 따시 훈뽀 사원
오늘 아침,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는 ‘잠최(Jamchö) 및 릭촉(Riktsog) 겨울 대론에 참석하셨습니다. 이 대론회는 6년 과정으로 개설된 게세 하람빠 프로그램의 일환이며 겔룩파 대표 사원의 학승들이 대론에 참석했습니다. ‘잠최’는 미륵보살의 논서를, ‘릭촉’은 용수 보살의 『이성육부논서』를 의미합니다. 약 1,500명의 승려들이 참석했습니다.
성하께서는 사원에서 내려와 문 앞 계단에서 골프 카트에 오르셨습니다. 말을 탄 티베트 왕 송쩬 감뽀 황금상을 지나 대론이 열리는 마당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모인 승려들은 성하께서 도착하시기를 기다리며 석가모니 부처님 만트라를 암송하다가 성하께서 가까이 오시자 성하의 이름으로 만트라를 암송하기 시작했습니다. 골프 카트에서 내린 성하께서는 참석자들을 마주보는 곳에 자리하셨습니다. 승려들은 「날란다의 17 논사」를 찬탄하는 게송을 봉헌했으며 샬빠 최제 린포체께서 성하의 오른쪽에 자리하셨습니다.
첫 번째 대론은 간덴 샬쩨 사원과 데붕 로쎌링 사원 승려들이 도전자(질문자)로, 라또 사원과 데붕 고망 사원 승려들이 응답자로 나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나가르주나(용수)의 『중론』에서 발췌한 두 구절로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론의 질문자들은 『중론』의 여러 장에서 논의된 내용을 다루었는데, 만물은 원인에 의해 생성되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하위 철학 학파들의 입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실재를 집착하는 무지, 상호 의존의 연기가 공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성인 보살들이 공성에 완전히 몰입한 상태에서도 공성을 지각하는지에 대해 대론을 했습니다.
두 번째 대론에서는 따시 훈뽀 사원과 간덴 장체 사원 승려들이 도전자(질문자)로, 세라 제 사원과 세라 메 사원 승려들이 응답자로 나섰습니다. 이들의 대론은 미륵보살의 『대승기신론 별송』에서 설명하고 있는 불성의 개념에 초점을 맞춰졌습니다.
불성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불성이 깨달음을 성취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답했습니다. 대론은 본래 내재된 불성과 점진적으로 길러지는 불성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치열했던 대론이 마무리되자 덕담(길상어吉祥語)을 낭송하며 대론이 끝마쳤습니다. 대론에 참여한 승려 대표들은 성하께 참석자 모두를 위해 가르침과 더불어 가피를 청했습니다.
성하께서는 대중들에게 간단한 설법을 통해 대론이 현실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내가 공부할 때, 대론 도반들과 함께 대론을 연습하곤 했습니다. 특히 명확한 설명이 요구되는 논점을 접했을 때 대론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론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통찰과 이해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론을 할 때 서로 다른 논리적 접근 방식을 사용합니다. 실제로 사실이 아닌 주장을 진실로 인정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능숙한 대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지적 성취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논쟁과 대론을 하는 본질적인 의미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연구해 온 다양한 주제들을 논리와 이성의 관점에서 이해할 때 가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론은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내 앞에서 대론 실력을 발휘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공부할 때 대론 조교가 여러 명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데양사의 린포체였습니다. 다른 대론 조교들에 비해 명석하지 못한 편이라 대론을 하면 내가 이기곤 했습니다.”
“대론이 배운 것을 깊이 이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물론, 힌두교를 비롯한 여러 전통 종교는 믿음에 기반합니다만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론을 통해 탐구하는 종교입니다. 나 역시도 대론 조교들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연구할 수 있었고 유익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논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탐구하길 바랍니다. 부디, 학업에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성하께서 대론장을 떠나실 때 승려들은 성하의 두 스승인 캅제 링 린포체와 캅제 티장 린포체가 성하의 장수를 기원하며 작성한 기도문을 암송했습니다. 성하께서는 골프 카트를 타고 송쩬 감뽀 상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사원 진입로를 따라 거처로 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