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람살라
<지구의 날>인 오늘 성하께서는 여러 단체가 주관하여 다람살라에서 개최한 「우리 미래를 위한 대화」 회담 참석자를 만나셨습니다. 밝은 얼굴로 회담 장소에 들어선 성하는 아침 인사로 참석자들의 안녕을 기원하셨습니다.
회담 시작에 앞서 기후 변화 억제 활동 혁신가인 소남 왕축(Sonam Wangchuk)이 티베트 고원 지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상기하는 의미에서 라다크州의 카르둥라 고개에서 가져온 빙하 조각을 성하께 보였습니다. 빙하 조각은 일단의 청년들이 자전거와 대중교통, 그리고 전기차를 이용하여 가져왔는데, ‘산악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소박하게 살 수 있도록 여러분들도 소박한 삶을 추구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입니다.
이에 성하께서는 다음과 같이 화답하셨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물은 우리 생명의 근원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수많은 주민들의 수원(水源)인 큰 강줄기들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내가 티베트에 살 당시에도 티베트 지역에 적설량이 크게 줄어들고 이에 따라 강물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과거에 물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물이 어디서 오는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도 무제한으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수원 보호 문제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염분이 있는 해수를 담수로 바꾸어 사막을 녹화하고 곡식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있기는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물을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이 그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이 세상은 사막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푸르고 아름다운 이 지구가 바위투성이의 메마른 불모지가 될 것입니다. 물 없이 우리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몇몇 인도 친구들은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라고 말합니다. 도움이 될 겁니다. 내 친구인 순더랄 바후구나(Sunderlal Bhuguna)는 저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가꾸도록 독려할 것을 요청하는데, 나는 그가 소망을 이루도록 돕고 있습니다.”
2. 기후 위기를 제어할 수 있는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역할
3. 환경 보호주의자들에게 티베트는 남극과 북극에 이어 제3의 극지방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빙하가 줄고 있을 뿐 아니라 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가스가 누출되고 있는 문제
4. 에너지 민주주의: 에너지 모델을 어떻게 바꾸어야 일반인들도 직접 참여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
브루식은 이번 「우리 미래를 위한 대화」 회담 결과를 토대로 티베트 고원을 보호하고 기후 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행동 조치 등을 담은 선언문을 작성하여 금년 11월에 이집트에서 개최 예정인 제27 차 유엔 기후 변환 협약 당사국 총회(COP 27)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성하께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성하께서는 “과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우리는 기후를 자연의 일부분으로 생각했습니다. 기후 변화의 몇몇 현상들은 우리 행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해 교육을 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말은 우리가 기후 변화와 이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통상적인 교육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케냐에서 온 환경 운동가인 엘리자베스 와투티 여사는 어떻게 하면 세계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사랑과 연민을 갖고 행동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를 성하께 질문했습니다. 성하께서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건강과 행복이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타인의 행복이 우리 행복의 필수 요소임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하는 이와 관련하여 샨티데바 스님(적천 보살, 8세기, 인도)의 말씀 몇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고통 받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할 수 없다면
성불은 불가능하다.
윤회의 덫에서 어찌 행복을 찾을 수 있겠는가? (8_131)
세상이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욕망 때문이다.
타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 행복하다. (8_129)
더 말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자신을 위해 사는 바보들과
남들을 위해 사는 현자들
그 차이를 보라. (8_130)
그리고 성하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누구건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나와 똑같다고 간주하고 웃음으로 대합니다. ‘우리’와 ‘그들’로 구분하고 서로 다름에 주목하면 불신과 고립을 자초하게 됩니다. 우리 인간은 어차피 공존해야 하므로 70억 명의 인간이 근본적으로는 똑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신을 과학 분야 다큐 작가로 소개한 킴 스탠리 로빈슨은 불교가 어떻게 과학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성하께서는 과학자들이 우리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정신 불안이 불행의 원인임을 알아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성하께서는 우리가 인간의 의식 상태를 좀 더 많이 알고, 논리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마음을 훈련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캐나다에서 온 티베트 여성 사업가인 체링 양키 여사는 사업 활동과 경제 활동을 어떻게 기후변화 과제에 대한 해법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지를 질문했습니다. 성하께서는 기술은 우리 일상을 편하게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 마음을 수련하는 것이라고 답변하셨습니다.
에너지 시스템 혁신가인 아라쉬 아자미는 아직까지 에너지가 풍부함에도 우리가 그것을 놓고 싸우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연, 인간과 경제 활동의 각 분야에서 필요한 요소들 간에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질문했습니다.
“자연을 과도하게 개발한 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우리는 좀 더 넓고 긴 안목을 가지고 마음의 평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자연을 과도하게 개발한 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우리는 좀 더 넓고 긴 안목을 가지고 마음의 평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뉴델리에 위치한 에너지 자원 연구소(TERI)의 비바 다완 소장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윤리, 사랑 그리고 물질주의를 배격하고 자연과 건강, 그리고 안전한 환경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질문하였습니다. 성하께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하는 형제자매임을 깨달아야 하며, 그러한 깨달음이 속박 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고 타인의 견해를 포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회담의 운영 책임자이자 외교 및 국제 분쟁 분야 전문의 국제변호사인 크리스타 메인더스마 여사는 오늘 회담 참석자들이 성하를 뵙게 되어 무척 행복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이번 회담으로 대화를 열게 되었고 행동을 촉구한다며 아래와 같이 선언하였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집인 지구의 생존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내년 <지구의 날>에 또다시 모입시다!”
성하께서는 앞으로 10년 내지 15년에 걸쳐 틈틈이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씀으로 화답을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