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티베트 민족 봉기 4주년_제14 대 달라이 라마 담화문
오늘은 무자비하고 비정한 정복자들의 압제에 항거하여 평화를 사랑하는 신실한 티베트인들이 자발적으로 분연히 일어선 날입니다. 그날을 기념하여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에게 마지막 연설을 하고 나서 또 다시 일 년이 지났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가련한 사람들의 고통은 끝이 없으며 공포스러운 암흑의 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탐욕스러운 중국 공산당 수장들이 개인적인 야욕을 채워 가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기도와 명상을 위한 많은 신성한 장소들이 파괴되거나 정복과 압제를 위한 기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동포들은 기아와 굶주림에 죽어 가고 있습니다. 잔혹하고 무자비한 탄압을 견디다 못해 주변 국가로 탈출하는 피난민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평화적 저항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참한 상황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절망과 처참한 상황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베트 땅에 남아 있는 동포들과 함께 우리는 결국 진실이 승리한다는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한 신념과 정신의 힘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악덕은 영원할 수 없음을 확신합니다. 자유와 독립을 향한 지치지 않는 투쟁을 통해 결국에는 포악하고 야만적인 통치가 종식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티베트 평화 시위 4주년을 기념하며 사랑하는 동포들이 중국의 탄압에 맞서 평화적 투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실 것을 전지전능하신 천수천안 관세음보살께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지난해 3.10 연설에서 저는 유엔 총회의 결의안을 언급하며 평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호소와 그 진정성이 존경하는 중국 인민들에게도 전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공군이 티베트에서 행하고 있는 비인간적인 강권적 압제가 전 세계인이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인정한 인권과 정의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포악하고 강압적인 방식의 티베트 지배를 당장 중단하라고 중국 지도자들에게 요구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중국은 평화를 요구하는 세계인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우리의 진정성 있는 호소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미 그들의 비이성적인 야욕이 낳은 끔찍한 결과를 보았습니다. 뚜렷한 명분도 없이 국가 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원칙마저 저버리고 인도의 영토를 침략해 국경 지대에 살고 있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파괴를 일삼았습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중국의 폭력성을 사회주의 국가들까지 가세하여 전 세계가 규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지도자들도 그들의 무자비함이 낳은 결과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웠기를 바랍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거나 문명인들의 의식 있는 목소리를 외면하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티베트를 지배해서는 안 되며 티베트인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면서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만이 지금의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식민주의가 종식되고 모든 민족이 동등한 권리와 자유를 누리는 이 시대에 중국이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자국 영토의 일부로 편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오만이자 착각입니다. 한 나라가 아무리 강성해도 다른 나라를 영원히 지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역사적 교훈을 통해 중국은 알아야 합니다. 나는 중국이 티베트 땅에서 완전히 물러가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또한, 이 기회를 빌려 티베트의 비극적인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유엔을 상대로 티베트 국민의 자유와 권리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여러 국가의 국민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유엔 총회는 최근의 결의안을 통해 모든 나라가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티베트인의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를 박탈하는 행위가 종식되도록 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나라가 유엔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티베트인이 자유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흔들림 없는 신념으로 빠른 시일 내에 티베트가 다시 자유의 땅이 되도록 투쟁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티베트의 미래를 구상하고, 준비하는 것은 우리의 일차적인 의무입니다. 이를 위해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우리의 풍부한 정신 문화 그리고 오랜 역사의 교훈과 민주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티베트 헌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헌법은 국민들의 참여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고 사회 경제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티베트가 자유를 되찾는 즉시 이 헌법이 발효되도록 할 것이며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민 대표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작업도 계속할 것입니다.
성스러운 땅의 맑은 기운이 전 인류에게 축복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달라이 라마
1963년 3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