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3.10독립 운동 18주년을 기념하여 달라이 라마가 드리는 말씀
3.10독립 운동을 기념하며 티베트의 슬픈 현실을 생각합니다. 중공은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하면서 티베트 전역에 군 병력과 민간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강력한 이주 정책을 써서 이제 중국인 이주민은 티베트의 동부와 북동부 국경 지역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중부 지역에는 그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라싸 방송에 따르면 1975년 5월에서 1977년 1월 사이 퇴역 PLA 장교와 군관학교 출신 6,660명이 중국 여러 지역에서 티베트 중부로 이주해서 가족을 이루고 영구 정착했습니다. "자발적인 이주로 티베트의 사회주의 혁명에 참여하고 사회주의 건설 역군으로 일한다."라는 명목으로 43건의 중국인 집단 이주가 실시되었습니다.
한편, 본토에 있는 우리 티베트 동포들이 겪는 가난과 고된 노역으로 인한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라체에서 댐 건설 공사를 하는 동안 추운 겨울이었는데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근 지역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강제 동원되어 댐이 완공될 때까지 밤낮없이 쉬지 않고 일했다고 합니다. 일하다가 심하게 다쳐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면서 계속 일해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심한 동상으로 불구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탁체 지역 건설 현장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낮에는 집단 농장에서, 밤에는 등유 전등까지 비춰 가며 늦게까지 수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강제적으로 동원되어 노역에 시달려야 했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조작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아니고 불과 3~4주 전에 라디오 라싸가 방송한 내용 그대로입니다.
몇 달 전, 마오쩌둥의 장례식 때는 티베트인 300명이 추모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고발당하고 심지어 그 중 몇 명은 즉결 처형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 몇 가지만 봐도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에서 자행하고 있는 탄압과 억압이 어느 정도로 심한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국제 사회에서 패권주의와 식민주의 그리고 인종 차별까지도 더 이상 발붙일 데가 없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시아의 소중한 정신적 문화적 유산을 간직한 나라 티베트를 무참히 짓밟는 등 침략 정책과 팽창주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고문합니다. 티베트의 이런 비참한 현실을 방관하면서 누가 어찌 정의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티베트 독립을 위한 투쟁은 6백만 티베트 동포들의 희망과 열망에 맞닿아 있으며, 우리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목표를 온전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티베트인이 굳은 의지와 용기 그리고 결단력으로 서로 합심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유산과 전통을 체화하고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며, 정의와 진실에 기대어 행동하고 선배들의 뜻을 존중하고 문제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인간과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자비심을 실천하는 것은 모든 티베트 사람들의 책임과 의무입니다. 그러면서도 겸손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 또한 티베트 사람이라면 나이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견지해야 하는 기본 자세입니다. 일시적이고 의미 없는 이익과 권세에 눈이 멀어 부정한 수단을 동원하고 부덕을 일삼는 것은 우리의 훌륭한 전통에 먹칠을 하고 자존감을 해치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자신의 존엄을 잃지 않도록 도덕적이고 진중하게 행동합니다.
달라이 라마
1977년 3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