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티베트 민족 봉기 13주년_제14 대 달라이 라마 담화문
13년 전 오늘은 우리 티베트 동포들이 외세의 지배에 항거하며 자유를 되찾기 위해 봉기한 역사적인 날입니다. 우리는 수년 간 계속된 무자비한 압제와 탄압, 그리고 그 아래서 죽어 간 수많은 동포들, 끝 모를 고통의 세월을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10여 년은 티베트 민족에게 크나큰 시련의 시기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티베트에 있는 우리 동포들은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침략자들의 강권적 지배 아래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기본적인 삶의 방식마저 철저하게 무시당하며 살고 있습니다. 티베트 땅에 살고 있거나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젊은 티베트인들은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점점 더 분명하게 인식해 갑니다. 한 국가로서 티베트와 그곳에서 번성했던 문화에 대한 인식도 더욱 고취되고 있습니다.
티베트가 진정 어떤 나라인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실제로 티베트가 처해 있는 절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이러한 변화는 다소 더딘 것 같기도 하지만, 사회 체제나 지리적 위치를 초월하여 세계 곳곳의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이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것은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티베트 사람들의 강한 의지와 정신적 힘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실은 절대로 숨길 수 없으며, 정의가 살아 있는 한 결국에는 승리합니다. 저는 세상에 정의가 분명히 살아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에 아시아에서 방글라데시라는 새로운 독립 국가가 탄생하는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정의의 승리이자 정의로운 사람들의 굳센 의지가 이루어 낸 크나큰 쾌거입니다. 자유로운 삶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보여 준 또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이정표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그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우리 티베트도 반드시 자유를 되찾을 것입니다. 국제 사회에도 10년 전에는 기대하기조차 어려웠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도 달라져야 합니다. <국제 연합>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낡은 사고를 버리고 고립에서 벗어나야 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티베트에 대해서도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누구도 해칠 수 없는 티베트 고유의 정신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굳은 의지, 젊은 세대의 각성 그리고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국제 사회의 지지를 생각할 때 티베트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
1972년 3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