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티베트 민족 봉기 7주년_제14 대 달라이 라마 담화문
티베트를 군사적으로 점령한 중국 공산당의 압제와 탄압에 맞서 티베트인들이 분연히 일어섰던 역사적인 날로부터 7년이 지났습니다. 희생을 각오하고 두려움을 이겨 낸 우리 티베트 동포들은 하나로 뭉쳐 무장한 정복자들에게 맞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동포들이 사망했고 또 많은 이들이 고문과 굴욕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은 티베트를 위해 자신의 귀한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과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날입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진 우리 티베트 동포들이 오늘을 역사적인 날로 기억하고 목숨을 잃은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결의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를 침략한 이래로 우리의 문화 유산을 자취도 없이 지워 버리려고 혈안이 된 정복자들의 탄압 아래 우리 동포들은 피지배 민족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중국은 '자유'와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티베트인들에게 자행한 야만적이고 비인권적인 행위들을 감추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 동포를 죽이고 고문하였으며 티베트의 오래된 보물들을 약탈했습니다. 티베트인들의 아주 기본적인 자유마저 박탈하고 티베트인을 오직 중국인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이등 국민으로 전락시켰습니다. 한마디로 티베트인들은 중국 제국주의(Han imperialism)의 희생자가 된 것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아직도 티베트인들이 자신들에게 저항하고,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다릅니다. 티베트인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세계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고자 합니다. 우리는 전근대적이고 부당한 사회 구조를 옹호하지 않으며 어떤 분야에서든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제국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인 정책을 비롯하여 중국 제국주의의 독단적인 주장과 최소한의 명분과 정당성도 가지지 못한 한족의 광신적 애국주의입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껍데기뿐인 구호와 가식으로 자신들의 제국주의적 정책을 가리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해 중국 정부는 막대한 선전 기관을 총동원하여 티베트를 자치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식으로 소위 말하는 티베트 자치구가 사실은 티베트의 일부 지역일 뿐이며 티베트의 다른 지역들은 중국의 오래된 제국주의 정책인 '분리한 다음 통치한다'는 기조에 따라 각기 다른 행정구로 조각조각 분리한다는 사실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또 한 가지, 티베트 자치구 위원회의 위원 중 3분의 1이 중국인이며, 티베트인 위원은 대부분 중국인들이 '봉건 농노 계급'이라고 부르는 계층의 사람들입니다. 더욱이 핵심 사안에 대한 결정권은 모두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으며 티베트인 위원들은 그저 도장 찍는 기계에 불과합니다. 소수 부역자와 기회주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티베트 동포들은 자유로운 티베트를 건설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단결하고 있습니다. 협력자로 이용하기 위해 중국이 교육하고 훈련시킨 바로 그 티베트인들 가운데에도 티베트를 위해 투쟁의 선봉에 선 이들이 있습니다. 자유를 되찾으려는 티베트 동포들의 열망과 결의는 결코 꺾을 수 없으며 자유를 향한 우리 티베트인들의 의지가 결국 탄압과 핍박을 이겨 낼 것입니다.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동포들, 티베트 본토와 망명지에서 중국 정부에 대항하여 영웅적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대표하여, 티베트 내에서의 탄압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기본적인 자유를 회복시킬 것을 천명하도록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결의안을 지지한 엘살바도르, 아일랜드, 말레이시아, 말타, 니카라과, 필리핀 및 태국 정부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결의안을 지지한 다른 나라 정부에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티베트인에 대한 따뜻한 연민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망명 티베트인의 자활과 교육을 위한 대규모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 인도 정부에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 티베트 동포들은 지금 힘들고 비극적인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야만성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형제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비통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갈등을 겪고 있는 모든 지역이 평화를 되찾고 모든 형태의 탄압, 불평등, 야만성을 넘어서서 인류애가 온 세상에 퍼지기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를 위해 모두가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평화로운 공존만이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이것은 상호 이해와 타인의 권리 존중을 통해 얻어질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
1966년 3월 10일